10월 23일 오전,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 듀오를 픽업했습니다.
사전주문 후기에서 받으면 확인해 보고 싶은 것들을 몇 가지 적어 뒀습니다. 접은 화면에서 보던 내용이 펼친 뒤에도 이어지는지, 앱 두 개를 나란히 놓으면 어떤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첫 번째 답에 가깝습니다. 아이폰 듀오를 받아 상자를 열고 처음 설정하기까지, 첫날 눈에 들어왔던 것들을 기록했습니다. 사양과 가격은 앞서 작성한 아이폰 듀오 정리 글에 따로 모아 뒀습니다.
출시일의 한산한 애플스토어

출시일인데도 매장은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현장 구매는 안 되고 체험만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매장에 있던 사람도 대부분 픽업하러 온 손님이었습니다.
직원은 23일 픽업이 쉽지 않았다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AppleCare+도 이때 함께 가입했습니다.

상자를 받고 바로 나오지는 않고 전시 기기를 몇 대 더 둘러봤습니다. 제가 고른 스타 화이트와 나이트 스카이가 함께 놓여 있었는데, 눈에 들어온 건 나이트 스카이였습니다.
뒷면에 맥세이프 자국이 둥글게 남아 있었습니다. 출시 첫날 전시된 기기인데도 제법 선명했습니다. 케이스 없이 쓰면 생각보다 관리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체와 케이블뿐인 상자
받자마자 열지는 못했습니다. 오후가 되어서야 책상에 앉아 상자를 열었습니다.

상자는 기존 아이폰 상자보다 얇고 넓적합니다. 제가 받은 모델은 스타 화이트 512GB입니다.
뚜껑은 생각보다 바로 열렸습니다. 안에는 아이폰 듀오가 펼쳐진 상태로 회색 포장지에 덮여 있습니다. 포장지에는 음량 버튼과 측면 버튼, 카메라 컨트롤, 충전 단자의 위치가 작은 그림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탭을 잡아 포장지를 걷어 내면 안쪽 화면이 바로 나타납니다.

본체를 들어내면 아래 칸에는 USB-C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구성은 꽤 단출합니다. 본체와 케이블을 꺼내고 나면 안내지 정도가 남습니다.

공식 구성품도 본체, USB-C 충전 케이블 1m, 설명서가 전부입니다. 전원 어댑터와 광택용 천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폰 듀오는 실물 SIM을 넣을 수 없는 eSIM 전용 모델이라 SIM 트레이와 핀도 없습니다. 대신 작은 안내지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더 이상 물리적인 SIM 카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접기 전의 주름, 접은 뒤의 힌지
상자에서 아이폰 듀오를 꺼냈을 때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기가 처음부터 펼쳐진 상태로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들고 화면을 보고 있으니 선뜻 접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 번 접으면 지금 보고 있는 이 화면에도 접힌 선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처음 본 가운데 주름은 정면에서는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안쪽 화면의 불투명한 표면이 주름을 가려 주어서인지, 오히려 화면 전체가 차분하고 고급스럽다는 인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도 폴더블이니 결국 접어 봤습니다.
힌지는 매끄럽게 움직이는데 구간마다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조금씩 다릅니다. 처음에는 저항이 있고, 어느 지점부터는 각도를 유지하다가 끝부분에서 톡 열립니다. 닫을 때도 마지막에 톡 닫힙니다.
특히 열 때 작은 힘을 주면 어느 정도까지 탁 열리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중간 각도에서도 멈출 수 있어서 원하는 각도로 세워 둘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접고 나면 주름도 조건에 따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각도를 바꾸거나 화면을 끄면 가운데 접히는 선이 보이고, 손가락으로 지나가 보면 그 자리가 얕게 느껴집니다.

옆면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유광 티타늄입니다. 보기에는 좋지만 그만큼 지문도 잘 묻습니다. 애플이 밝힌 소재는 거울 마감의 5등급 티타늄이고, 힌지 커버에는 프레임과 다른 마이크로 블라스팅 마감의 3D 프린팅 티타늄이 쓰였습니다. 공식 무게는 254g, 두께는 펼쳤을 때 5.2mm, 접었을 때 11.3mm입니다.
아이폰 16 프로 맥스를 쓰던 터라 처음 들었을 때의 무게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래 들고 사용하는 느낌은 첫날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조금 더 써보기로 했습니다.

새로 시작한 설정과 eSIM 개통
전원을 켜자 안쪽 화면에 인사말이 나타났습니다. 그 상태에서 기기를 접으니 같은 화면이 바깥쪽으로 이어졌습니다.
작은 장면이지만, 아이폰 듀오를 켜고 처음으로 두 화면이 하나처럼 움직인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기존 아이폰처럼 빠른 시작으로 설정을 그대로 옮길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새 아이폰으로 설정했습니다. 기존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폼팩터가 달라진 만큼 예전 설정이 오히려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생체 인증도 달라졌습니다. 듀오에는 Face ID 대신 측면 버튼에 Touch ID가 들어 있습니다. 지문을 등록해 사용해 보니 측면 버튼에 손가락을 대고 있다고 해서 잠금이 바로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Apple Watch를 사용한다면 이 과정은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듀오의 잠금을 Apple Watch로 해제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능을 켜고 잠금이 풀린 워치를 차고 있으면 지문 인증이나 측면 버튼을 누르는 대신, 화면을 깨운 뒤 쓸어 올리는 것만으로 잠금을 풀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이폰 잠금 해제만 대신합니다. Apple Pay나 저장된 암호처럼 본인 인증이 필요한 기능에는 여전히 Touch ID나 암호가 필요합니다.

eSIM은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개통했습니다. 기존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물리 SIM을 eSIM으로 바꾸는 작업이었고, 아이폰 듀오를 Wi-Fi에 연결한 상태에서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잠깐 두 기기 모두 셀룰러가 먹통이 됐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조금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정상적으로 인식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교체한다면 개통 과정에서 전화와 데이터가 잠시 끊길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통신사가 지원한다면 이전 아이폰에서 eSIM 빠른 전송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두 기기 모두 iOS 18.4 이상이어야 하고 같은 Apple 계정으로 로그인돼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셀프 개통은 시간도 확인해야 합니다. SKT 기준 신규·기기변경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번호이동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하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개통할 수 없습니다. 유심보호서비스가 켜져 있다면 먼저 해지해야 합니다. 통신사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니 실제 개통 전에는 이용 중인 통신사의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버튼 배치도 기존 아이폰과 조금 다릅니다. 음량 버튼은 접었을 때 윗면에 있고 동작 버튼은 없습니다. 측면 버튼 아래에는 카메라 컨트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화면 사이의 연결
사전주문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가 접고 펼쳤을 때 화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였습니다.
바깥 화면에서 내용을 띄워 놓고 기기를 펼치니 안쪽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접거나 펼칠 때 배경이 뒤로 사라지는 듯 바뀌는 전환 효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화면이 이어진다는 것과 모든 앱이 읽던 위치까지 그대로 기억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자주 쓰는 앱에서 어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는 조금 더 사용해 본 뒤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앱 두 개를 나란히 띄우는 방법도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앱 하나를 멀티태스킹으로 끌어 올리면 잠시 화면 좌우에 영역이 나타나고, 그쪽으로 앱을 옮기면 다른 앱과 나란히 놓을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 홈으로 나가 다른 앱을 열어도 반대쪽 앱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두 앱을 띄운 상태에서 기기를 접으면 마지막으로 만졌던 앱이 바깥 화면에 나타났습니다.

나노 텍스처와 화면 아래 카메라
안쪽 화면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차이는 나노 텍스처였습니다. 조명이 화면에 선명하게 비치는 느낌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손끝으로 쓸어 보면 일반적인 유리 화면과 달리 보송하고, 약간 종이 같은 촉감도 있습니다.
지문도 사용 중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화면을 끄고 나서야 그제야 흔적이 보였습니다. 밝은 야외에서도 이런 장점이 이어지는지는 조금 더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화면 아래 카메라도 평소에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각도를 바꿔 빛을 비춰 보면 카메라가 들어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Apple Pencil은 현재 USB-C 모델이 애플의 호환성 안내에 아이폰 듀오와 함께 올라 있습니다.
필름이 아닌 커버 레이어
안쪽 화면을 처음 다룰 때 한 가지 알아둘 부분이 있습니다.
화면 맨 위층의 공식 명칭은 ‘커버 레이어’입니다. 처음 보면 포장을 벗기듯 떼어 내는 보호 비닐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내부 디스플레이의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애플도 이를 제거하려고 시도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준 커버 레이어 교체 예상 비용은 AppleCare+ 미가입 시 79,000원입니다. 커버 레이어만 손상된 경우 AppleCare+ 본인 부담금은 29,000원이며, 실제 비용은 점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애플 수리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안쪽 화면에는 별도의 필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청소 방법도 일반 화면과 조금 다릅니다. 애플은 나노 텍스처 청소 안내에서 깨끗한 Apple 광택용 천이나 전자 기기 디스플레이용 극세사 천 등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IP68 등급이라고 해서 물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생활 방수와 방진 성능은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도 기존 아이폰과 마찬가지입니다.
케이스는 우선 엘라고 투명 케이스를 끼웠고, 함께 온 강화유리는 바깥 화면에 붙였습니다. 힌지를 덮지 않는 제품을 고른 과정은 케이스 고민기에 따로 남겨 뒀습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는 펼쳐진 화면을 접는 것조차 조금 아까웠습니다. 막상 접어 보고, 다시 펼쳐 보고, 두 앱을 띄워 놓고 오가다 보니 아이폰 듀오가 기존 아이폰과 다른 지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첫날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도 남았습니다. 한 손으로 오래 들었을 때의 무게감, 밝은 곳에서 보는 나노 텍스처 화면, 그리고 매일 사용하는 앱들이 두 화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입니다.
그 부분은 조금 더 사용해 본 뒤 이어서 기록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