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GR4의 예비 배터리를 들고 다니면서 충전까지 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집에는 정품 2구 충전기 BJ-12가 있지만, 가방에 넣어 다닐 크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리플렉스랩(Reflx Lab)의 Cellpod입니다. 에어팟 케이스에 가까운 크기에 DB-120 배터리 두 개가 들어가고, USB-C 케이블 하나로 충전합니다. 받아 보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안쪽에 칸막이가 없어 배터리를 하나만 넣으면 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Cellpod는 국내 스마트스토어에서 직접 구입했으며 제품 제공이나 제휴는 없습니다.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들고 다니며 알게 될 내구성보다는 크기와 구조, 충전 방식에서 확인한 것을 적었습니다. BJ-12와 예비 배터리를 고른 과정은 리코 GR4 액세서리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집에 두는 BJ-12, 들고 나갈 Cellpod
BJ-12는 DB-120 두 개를 한 번에 충전하는 리코 정품 충전기입니다. 여행 전처럼 두 배터리를 함께 준비할 때 유용했지만, 제게는 책상 위에 두고 쓰는 물건이었습니다. 필요한 건 예비 배터리와 함께 가방에 넣어 둘 수 있는 충전기였습니다.
크기 차이는 분명합니다. 리코가 밝힌 BJ-12의 크기는 약 65.5×89×26.7mm, 무게는 약 68.5g입니다. GR4용 Cellpod는 56.5×48×28.5mm입니다. 두께는 비슷하지만 바닥 면적은 BJ-12의 절반이 안 됩니다. 무게는 GR4 버전의 경우 30.5g입니다. 같은 2구인데 크기는 거의 에어팟 수준입니다.

손잡이처럼 쥐는 넓은 면은 결이 있는 가죽으로 덮여 있고, 로고가 눌러 새겨져 있습니다. 가죽이 없는 나머지 플라스틱 부분은 조금 저렴해 보입니다. 한 물건 안에서 두 소재의 마감 차이가 드러나는 편입니다.
GR4 CELLPOD라고 적힌 상자
리플렉스랩 공식 사이트의 상품명은 “GR1-4 Battery Case (Cellpod)”입니다. 이름만 보면 GR 시리즈 공용 같지만, 실제로는 GR1/GR2, GR3/GR3X, GR4 옵션을 나눠 팝니다. GR4용은 DB-120 전용입니다. 제가 받은 상자에도 “GR4 CELLPOD”라고 따로 적혀 있었습니다. GR III의 DB-110과 GR4의 DB-120은 서로 다르므로, 살 때는 옵션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상자에는 본체와 사양 카드, 가죽 손목 스트랩이 들어 있었습니다. USB 케이블은 없습니다. 카드에는 출력 5V 2A 이상의 어댑터를 쓰라고 적혀 있으니, USB-C 케이블과 어댑터는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리플렉스랩 공식 사이트에서도 살 수 있지만, 저는 조금 더 저렴했던 국내 스마트스토어에서 샀습니다.

USB-C 하나와 세 가지 색의 표시등
충전은 옆면의 USB-C 단자에 케이블을 꽂으면 끝입니다. 전용 거치대 없이 평소 쓰는 USB-C 케이블을 그대로 쓰면 되니 확실히 편합니다.
단자 옆의 표시등은 여러 가지를 알려줍니다. 카드 설명에 따르면 충전 중에는 빨간 불이 깜박이고, 다 차면 초록 불이 계속 켜집니다. 충전하지 않을 때도 배터리를 넣고 뚜껑을 닫으면 남은 양을 색으로 보여줍니다.
| 표시등 | 남은 양 |
|---|---|
| 빨강 깜박임 | 33% 이하 |
| 파랑 깜박임 | 33~66% |
| 초록 깜박임 | 66% 이상 |
상태를 여러 색으로 나눠 알려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예비 배터리를 카메라에 끼워 보지 않아도 남은 양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표시등은 USB-C 단자 양옆에 하나씩 있고, 한쪽은 파랑, 다른 쪽은 초록처럼 서로 다른 색으로 켜지기도 합니다. 두 배터리의 상태를 칸마다 따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란색과 초록색 불은 직접 확인했고, 빨간색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동봉 설명 카드에는 남은 양이 33% 이하일 때 켜진다고 나와 있습니다. 두 개를 넣으면 모두 같이 충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표시등이 칸별인지, 두 개를 동시에 충전하는지, 충전 시간과 과충전 보호는 어떤지 공식 상품 페이지와 동봉 카드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스프링으로 열리는 뚜껑과 칸막이 없는 안쪽
뚜껑은 입구를 잡아당기면 경첩에 달린 스프링 힘으로 열립니다. 뚜껑 윗면에는 손가락이 걸리는 홈이 있습니다. 배터리는 위에서 세워 넣는 방식이고, 두 개를 넣으면 공간이 꽉 찹니다.
아쉬운 점은 두 배터리 자리를 나누는 칸막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만 넣으면 안에서 자리가 고정되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는 용도라면 이 점이 더 걸립니다. 제 예비 DB-120은 하나라서, 카메라에 하나를 넣고 나면 Cellpod에 남는 배터리도 하나입니다. 들고 다니려고 산 케이스가 바로 그 상황에서 배터리를 붙잡아 주지 못하는 셈입니다. 흔들림이 소리나 접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더 써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예비 배터리 케이스로 쓸 때 알아둘 점
받아 보고 나니 충전기뿐 아니라 휴대용 배터리 케이스로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전하지 않을 때도 예비 배터리를 넣어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코는 GR IV 사용설명서에서 배터리를 동전이나 볼펜, 머리핀 같은 금속과 함께 들고 다니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주머니나 가방에 배터리를 그대로 넣기보다 닫히는 케이스에 따로 넣어 두는 편이 이 안내에 맞습니다. 다만 Cellpod가 단락을 막는 구조를 갖췄는지는 공식 자료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추가로 제가 받은 제품과 포장에는 KC 인증 표기가 따로 없었습니다.
오래 쓰지 않을 배터리를 넣어 두는 보관함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리코는 쓰지 않는 배터리를 카메라와 충전기에서 빼서 보관하라고 안내합니다. Cellpod는 들고 다니는 동안의 케이스로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바닥에는 포고핀 형태의 금속 접점 여섯 개가 있습니다. 리플렉스랩은 공식 상품 페이지에서 이를 자석 충전 단자로 소개하며, 추후 출시할 전용 보조배터리로 무선 충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물은 금속 접점이라, 보조배터리를 자석으로 붙여 이 접점으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2026년 9월 현재 공식 사이트에서 보조배터리는 판매하지 않으니, 지금은 USB-C로 충전합니다.

들고 다닐 충전기로서의 Cellpod
들고 다닐 충전기를 찾던 제 기준에는 크기와 충전 방식이 맞았습니다. BJ-12와 같은 2구인데 절반이 안 되는 크기이고, USB-C 케이블 하나로 충전하며, 뚜껑만 닫으면 남은 양을 알려줍니다. 가방에 넣어 둘 충전기를 찾는 GR4 사용자라면 살펴볼 만합니다.
선택 전에 따져볼 것은 배터리 개수입니다. Cellpod에 두 개를 함께 넣는다면 공간이 꽉 차서 칸막이가 없다는 점은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저처럼 예비 배터리가 하나뿐이라면 안에서 배터리가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오래 들고 다니며 달라지는 점이 생기면 이어서 기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