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의 추첨 끝에 기다리던 리코 GR4를 손에 넣었습니다. 상자를 열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생각보다 작은 본체와 충전기가 빠진 구성이었습니다. 전원을 켜면 바로 찍을 수 있고, 내장 메모리가 있어 microSD카드는 당장 없어도 됩니다. 대신 충전 어댑터는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이 리코 GR4 개봉기는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실물이 손에 어떻게 잡히는지, 꺼내서 첫 컷을 찍기까지 무엇을 하게 되는지를 기록했습니다. 세기몰에서 직접 구매한 제품이며, 개봉 직후부터 며칠 동안 확인한 첫인상만 다룹니다. 왜 이 카메라를 골랐는지는 구입기에 따로 적었고, 장기 사용 판단은 다음 실사용기로 넘깁니다.
리코 GR4 개봉기, 먼저 알게 된 다섯 가지
- 공식 동봉품: 배터리, USB 케이블, 핸드스트랩 — 충전기는 없음
- 실물: 배터리 포함 약 262g, 사진으로 본 것보다 작게 느껴짐
- 메모리카드: microSD 규격. 내장 53GB가 있어 카드 없이도 촬영 시작 가능
- 첫 설정: 특별히 막히는 지점 없음. 제 환경에서는 GR WORLD 앱 전송이 느렸음
- 첫 컷까지: 기동이 빨라 켜고 기다린 기억이 없음

상자를 열고 처음 꺼낸 리코 GR4. 세기몰에서 직접 구매했습니다.기다림 끝에 도착한 작은 상자
제가 구입하려던 때에는 주문하면 바로 오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공식 수입원 세기P&C는 2024년 8월부터 실사용자 중심 판매를 이유로 GR 시리즈에 1인 1회 구매 제한을 두었고, 2026년 3월에는 더현대 팝업에서 추첨 판매까지 했습니다(세기몰). 저도 추첨에서 여러 번 떨어진 끝에 받았습니다. 택배 상자를 여는 손이 떨렸다고 쓰면 과장 같지만, 실제로 설렜습니다.

여러 번의 추첨 끝에 받은 리코 GR4 정품 패키지.케이블은 있지만 충전기는 없다
공식 사양의 동봉품 목록은 배터리(DB-120), USB 케이블(I-USB198), 핸드스트랩(O-ST198) 세 가지입니다. 제가 받은 제품에서도 충전기는 찾을 수 없었고 USB 케이블만 들어 있었습니다. 공식 FAQ는 동봉 케이블을 시중의 USB PD 대응 어댑터에 연결해 충전하라고 안내하고, 전용 충전기(BJ-12)와 AC 어댑터(D-AC166)는 별매입니다.
받는 날 저녁부터 쓰려면 이 점을 미리 알아야 합니다. 집에 USB PD 대응 어댑터(USB-C 충전기)가 있다면 그걸로 되고, 없다면 카메라보다 먼저 주문해 둘 물건입니다.

본체와 DB-120 배터리. 충전 어댑터는 기본 구성에 포함되지 않습니다.충전기는 필요하고, microSD는 급하지 않다
충전은 본체의 USB-C 단자로 합니다. 공식 FAQ 기준 완전 방전에서 약 2.5시간이고, 배터리는 CIPA 기준 약 250장을 찍습니다. 저는 충전기와 추가 배터리를 새로 샀습니다. 하루 나들이 정도는 몰라도, 여분 없이 다니기에는 250장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메모리카드는 급하지 않습니다. 내장 메모리가 약 53GB라 카드 없이 개봉 직후부터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카드를 쓴다면 규격이 microSD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 GR III의 SD카드와 다릅니다. 저는 메모리 가격이 올라서 새로 사는 대신 예전에 사둔 microSD를 꽂았습니다.
나머지는 형편대로 해결했습니다. 케이스는 선물 받은 정품 케이스를 쓰고, 스트랩은 번들 대신 액션캠에서 쓰던 것을 달았습니다. 리코 공식 별매 액세서리로는 소프트 케이스(GC-14 등), 넥·핸드·핑거 스트랩, 링 캡, 와이드 컨버전 렌즈가 있습니다(공식 FAQ). 이 중 직접 써본 것은 정품 케이스뿐이라 다른 액세서리 평가는 하지 않겠습니다.
손에 쥐니 더 작았다
사진과 영상으로 수없이 본 카메라인데도 실물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공식 수치로 약 109.4×61.1×32.7mm, 배터리와 카드를 포함해 약 262g입니다. 숫자보다 손에 쥐었을 때 왜 이 카메라를 ‘컴팩트’라고 부르는지 바로 알겠다는 느낌이 먼저 왔습니다.
마감은 솔직히 쓰겠습니다. 고급 카메라에서 보이는 마감의 고급감은 없습니다. 그립은 성인 남성 손에 딱 맞거나 살짝 작은 정도입니다. 놓칠까 봐 상자에서 꺼내자마자 스트랩부터 끼웠습니다.
옷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지만 저는 주머니에 넣어 본 적이 없습니다. 흠집과 먼지가 걱정돼 케이스에 넣은 뒤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아도, 보호를 우선하면 실제 휴대 방식은 달라집니다.

본체 오른쪽에 얕은 그립이 돌출돼 있습니다. 손이 크면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배터리는 부족했지만 첫 사진은 바로 찍혔다
첫 전원을 넣었을 때 화면이 이 카메라의 사정을 한눈에 보여줬습니다. 내장 메모리로 3,498장을 더 찍을 수 있다는 표시와 함께, 배터리 잔량은 빨간 표시가 떠 있었습니다. 카드 없이 바로 찍을 수 있지만 충전부터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첫 전원 화면에는 내장 메모리 기준 3,498장과 부족한 배터리 잔량이 함께 표시됐습니다.언어·날짜 같은 초기 설정에서 헤맨 기억은 없습니다. 설정을 마치고는 버튼과 다이얼 조작법을 계속 되뇌며 익혔습니다. 처음 메뉴에서 확인한 펌웨어는 최신 버전인 1.11이었고, 별도 업데이트 없이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1.11은 일반 GR IV에 전자 셔터를 더한 버전입니다. 한번 올리면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공식 펌웨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연동 앱 GR WORLD 연결은 순조로웠지만, 제 환경에서는 사진 전송이 느렸습니다. 파일 크기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찍은 사진을 곧바로 폰으로 옮겨 공유하려는 사람이라면 직접 확인해 볼 부분입니다.


첫 컷은 오래 고민했습니다. 뭘 찍을까 계속 망설이다 식탁 위의 화병을 찍었습니다. 리코가 발표한 기동 시간은 약 0.6초이고(보도자료), 체감으로도 전원을 누르고 기다린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셔터를 끝까지 누르면 미리 정한 거리로 초점을 고정해 촬영하는 Full Press Snap 기능도 있지만, 이번 첫 촬영에서는 기동 속도만 확인했습니다.
촬영하고 바로 공유하는 편의성은 여전히 아이폰이 앞섰습니다. 반면 GR4로 찍은 야간 사진은 첫인상부터 달랐습니다. 화질 차이는 같은 장면을 비교해 본 뒤 실사용기에서 다루겠습니다.
작은 카메라가 남긴 첫인상
구입기에서 저는 “계속 들고 다니며 기록하는 도구”를 원한다고 썼습니다. 개봉 후 며칠의 첫인상은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작고, 켜면 바로 찍히고, 카드 없이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감수할 것도 분명했습니다. 충전기가 없어 어댑터를 준비해야 하고, 마감에서 고급감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제 환경에서는 앱 전송도 느렸습니다. 그립이 작아 스트랩 없이 들기 불안하다는 점도 손이 큰 분이라면 미리 알아둘 부분입니다.
아직 추천을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사양표의 우열보다 꺼내서 바로 찍는 경험을 보고 이 카메라를 지켜보고 있었다면, 실물은 그 기대대로였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촬영한 사진을 곧바로 공유하거나 별도 충전기와 케이스 없이 간단하게 쓰는 경험이 우선이라면 스마트폰이 더 편합니다. 배터리가 실제로 얼마나 가는지, 28mm 단렌즈로 일상이 어떻게 담기는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 실사용기로 이어 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