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시간을 앉아서 일한다면 의자값은 어디까지 정당할까요. 이 후기는 그 질문에 1년 넘게 앉아 본 뒤 남기는 답입니다. 사이즈오브체어 프리미엄을 2025년 3월에 사서 회사에서 쓰고 있습니다. 개봉하던 날 눈에 들어온 것은 크롬 마감과 메쉬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기억에 남은 것은 매일 손이 가는 팔걸이와 끝내 익숙해지지 않은 헤드레스트입니다.
결론부터 적겠습니다. 179cm인 제게 L은 지금도 맞는 선택이었고, 가장 만족한 곳은 팔꿈치 방향과 간격까지 맞출 수 있는 팔걸이입니다. 가장 아쉬운 곳은 원하는 지점까지 당겨지지 않는 헤드레스트입니다. 사이즈를 다시 고른다면 또 L을 고르겠지만, 같은 값을 다시 낸다면 다른 제품도 함께 비교해 보고 싶습니다.
직접 산 의자를 점심시간 포함 하루 평균 9시간씩 1년 넘게 쓰고 남기는 기록입니다. 사진은 2025년 3월 개봉 당시와 한 달 뒤 방석을 올린 모습, 그리고 2026년 8월에 다시 찍은 현재 상태입니다.

하루 9시간, 비품 의자를 밀어내고 내 돈으로 들인 자리
회사에서 받은 의자로는 오래 앉아 일하는 동안 건강을 지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비품을 그대로 쓰는 대신 매일 몸이 닿는 의자만 제 돈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하루 약 9시간을 이 의자에서 보내고, 그 시간 대부분을 본업에 씁니다. 잠깐 앉았다 일어나는 자리가 아니라 하루의 대부분을 붙어 있는 자리여서, 조절 기능의 개수보다 처음부터 제 체형에 맞는 크기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봤습니다.
M과 L 사이에서 179cm가 L을 고른 이유
상품 안내에서 제 키 179cm는 L 사이즈가 시작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두 사이즈의 경계에 있는 키여서 고민하다 결국 L을 골랐습니다. M을 고르면 팔걸이처럼 사이즈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부품까지 작은 규격의 최대치에 맞춰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M을 직접 앉아 보고 고른 것은 아니니, M보다 L이 편하다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경계에 선 키라면 어느 쪽을 고르든 몸에 닿는 부품의 크기가 함께 달라진다는 점은 미리 알고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실린더와 다리만 끼우면 끝나던 첫날의 조립
상자에는 좌판과 등판, 팔걸이가 이미 붙어 있는 본체와 가스 실린더, 오발(의자를 받치는 다섯 갈래 다리)이 따로 들어 있었습니다. 조립용 장갑도 함께 왔습니다. 본체를 눕혀 놓고 실린더와 오발을 차례로 끼우면 되니 혼자서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세워 놓고 보니 크롬으로 마감한 오발과 캐스터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검은 메쉬 사이에서 금속이 반짝이는 인상은 첫날에 가장 강했습니다. 1년을 쓰고 나니 이 인상은 뒤로 물러나고, 매일 손과 목이 닿는 두 부품이 평가를 갈랐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다시 자리를 잡아 주는 팔걸이
가장 값을 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팔걸이입니다. 위아래로만 움직이는 팔걸이와 달리 패드를 앞뒤로 밀고, 두 관절을 돌려 팔꿈치가 향하는 방향과 좌우 간격까지 맞출 수 있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팔을 놓을 자리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치로는 공식몰 안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공식 상품 페이지는 팔 패드 높이 최대 11단계, 앞뒤 슬라이딩 5단계, 두 관절 각각 360도 회전을 안내하고, S·M·L에 따라 팔걸이 너비도 다르게 설계했다고 밝힙니다. 이 수치는 지금 판매 중인 사이즈오브[체어] 3Fit 프리미엄 기준입니다. 제 의자는 2025년 3월에 산 것이라 단계 수까지 같은지는 구매 전에 상세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사이즈에 따라 팔걸이 너비가 달라진다는 안내는 제가 M 대신 L을 고른 이유와도 맞닿습니다. 매일 만지는 부품인데도 1년 5개월을 쓴 패드 표면에 마모나 찢김이 없습니다. 가격이 만만한 의자는 아니지만, 팔을 놓는 자유도만 보면 1년이 지난 지금도 값이 아깝지 않습니다.

한 달 만에 방석을 올린 진짜 이유
개봉하고 한 달쯤 지나 좌판 위에 메쉬 방석을 하나 올렸습니다. 사진만 보면 좌판이 배겨서 쿠션을 깐 것처럼 보이지만, 착석감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기본 좌판이 패브릭이라 오래 앉을수록 천이 상하는 게 신경 쓰였습니다. 값을 치른 의자인 만큼 좌판 표면을 최대한 아끼고 싶어 방석을 한 겹 얹은 셈입니다. 메쉬 방석이라면 여름에 통풍도 나을 것 같았습니다.

이 방석은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며 방석을 걷어 보니 1년 넘게 눌린 좌판은 꺼짐이나 보풀 없이 처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통풍이 나아지는 것도 실제로 체감했습니다.

머리 대신 목을 받치게 되는 헤드레스트
매일 목이 닿는 부품은 헤드레스트인데, 여기서는 원하는 자리를 끝내 못 찾았습니다. 공식몰은 헤드레스트를 높이 6단계, 회전각도 4단계, 앞뒤 각도 5단계로 조절한다고 안내합니다. 숫자만 보면 모자랄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앞뒤 각도’가 패드를 몸 쪽으로 끌어오는 깊이 조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헤드레스트가 등판에 붙어 있어 각도를 아무리 세워도 패드가 제 뒤통수 쪽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기대는 받침이라기보다 목을 받치는 장치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179cm에 맞춰 L을 골랐는데도 그랬습니다. 목이 짧거나 긴 정도, 어디를 받치고 싶은지에 따라 평가는 갈릴 겁니다. 헤드레스트를 중요하게 본다면 조절 단계의 숫자보다, 평소 타이핑하는 자세로 앉아 머리와 목 중 어디가 닿는지를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사이즈오브체어 프리미엄, 같은 값을 다시 낸다면
1년 5개월을 쓰는 동안 팔걸이 유격, 메쉬 늘어짐, 높이 조절의 하강, 캐스터와 틸팅의 소음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처음과 다름없이 움직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크롬 오발에 잔기스가 남았지만 광택은 그대로입니다.


조절 단계를 많이 넣은 의자라기보다, 앉기 전에 체형부터 묻는 의자였습니다. 179cm에 L을 고른 판단은 1년이 지난 지금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사이즈에 따라 팔걸이 너비까지 달라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이즈가 맞는다고 모든 부품이 몸에 맞아 오지는 않았습니다. 팔걸이는 자세를 바꿀 때마다 다시 자리를 잡아 줬고, 헤드레스트는 각도만 움직일 뿐 제가 원하는 지점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값을 다시 낸다면 이 의자만 놓고 고르기보다 다른 제품도 함께 앉아 보고 정하겠습니다.
정리하면 이런 사람에게 맞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 일하고, 타이핑과 휴식을 오가며 팔 위치를 자주 바꾸는 사람. 키가 사이즈표의 경계에 있어 부품 크기까지 몸에 맞추고 싶은 사람입니다.
반대로 머리를 뒤로 눕혀 헤드레스트에 완전히 기대는 휴식을 기대한다면 앉아 보기 전에는 결제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조절 기능보다 가격을 먼저 보는 사람에게도 이 의자가 유일한 답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