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 M5 사용기 — 7개월, AI 시대의 아이패드를 기다리며

아이패드 프로 M5 13인치 셀룰러 모델을 7개월 동안 회의와 발표, 독서, 기록, 원격 업무에 사용했습니다. 맥북을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구성을 다시 고를 만큼 만족합니다. 특히 셀룰러 옵션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회사의 업무 환경과 집의 맥 미니에 접속하게 해줬습니다.

이 글은 아이패드 프로 M5 모델의 성능이나 벤치마크 대신 아이패드 프로가 7개월 동안 제 가방 안에서 맡은 역할, Magic Keyboard와 Pencil의 차이, AI와 개발 앞에서 드러난 플랫폼의 경계를 다룹니다.

책상 위에 놓인 개봉 전 13인치 아이패드 프로 M5 제품 상자
:: 아직 열지 않은 상자. 이 글은 여기서부터 7개월을 기록한 것입니다.

미니는 자연스럽게, 프로는 의식적으로

아이패드 프로 제품군을 처음 사용한 것은 10.5인치 1세대였습니다. 이후 여러 아이패드를 경험했지만 일상에서 더 자주 손이 간 제품은 프로가 아니라 아이패드 미니였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미니 7세대도 집이나 카페에서 메모하고 영상을 보거나 전자책을 읽을 때 꺼냅니다. 이제는 아이도 함께 사용합니다.

미니는 왜 쓰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작고 가벼워서 들고 나갔고, 책을 읽고 싶을 때 펼쳤습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적이 없는데도 일상 곳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만 미니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읽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읽으면서 메모를 함께 열어두기에는 화면이 좁았습니다. 작은 글씨를 오래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얼굴을 화면 가까이 가져가게 됐습니다. 그래서 미니는 계속 손에 잡히면서도 대체로 보는 기기에 머물렀습니다.

13인치 아이패드에 대한 호기심도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패드라는 플랫폼을 큰 화면으로 경험하면 어떨지 궁금했고, M4 세대부터 들어간 탠덤 OLED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시 13인치 아이패드 에어라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고주사율과 OLED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M5가 꼭 필요한 작업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패드에서 돌아가는 앱을 부드럽고 막힘없이 쓰고 싶었고, 한 번 산 기기를 오래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스펠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필요한 성능만 계산해서 고른 제품이라기보다, 당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아이패드를 선택한 셈입니다.

반면 프로는 고르는 순간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회사 회의와 출장, 교육에서 제 일을 도울 수 있는 도구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나니 ‘프로’라는 이름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제게 프로는 그 도구로 돈을 벌거나 전문적인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아이패드로 직접 수익을 만들지는 않지만, 발표와 회의를 돕고 블로그와 개발을 이어주는 역할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면 프로답게 쓰는 것인지 스스로 묻게 됐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M5 사용기의 대상 기기 — 13인치 실버 모델의 뒷면과
열린 제품 상자
:: 미니에서 13인치로 넘어오며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크기였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아니어도 프로가 필요할 때

아이패드 프로를 산 뒤 회의에서 발표 자료를 띄우고, 녹음하며 메모하고, 회의록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그림을 그리거나 영상을 편집하는 장면과는 다르지만, 제가 기대했던 역할은 충분히 해냈습니다.

최근 세미나 발표에도 아이패드와 허브(CalDigit SOHO Dock)를 가져갔습니다. 허브를 통해 프로젝터에 연결하고 발표 자료를 띄웠습니다. 발표 중에는 화면을 직접 터치해 조작할 수 있어 편했습니다. 4:3 비율의 프로젝터가 놓인 곳에서도 자료가 어색하지 않게 표시됐고, 연결 때문에 곤란했던 순간도 없었습니다.

iPadOS 26 이후에는 여러 창을 띄우고 전환하는 일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아이패드가 맥이 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앱을 열고 닫으며 오가던 답답함은 줄었습니다. 발표 자료 옆에서 메모를 확인하고, 녹음하면서 내용을 정리하는 흐름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런 일만 놓고 보면 아이패드 에어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제가 M5의 한계를 시험할 만큼 무거운 작업을 반복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7개월 동안 여러 창을 띄우고 앱을 오가면서 느리거나 답답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제게 고성능의 가치는 기록을 세우는 속도보다, 기기의 속도를 의식하지 않고 오래 쓰는 여유에 있었습니다.

13인치 화면에 ‘보고 기록하는 자리’가 생겼다

13인치와 탠덤 OLED는 기대가 실제 만족으로 이어진 부분입니다. 밝기와 검은색 표현이 눈에 띄고, 책이나 영상에 집중할 때 몰입감도 좋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에서 보던 콘텐츠를 더 넓고 크게 볼 수 있다는 단순한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지 않아도 잘 보인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작은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고개와 어깨가 앞으로 향하기 쉬운데, 13인치에서는 시선과 자세에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크기가 커서 들고 쓰기에는 불리할 수 있지만, 저는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책상 위에 놓고 쓰는 편이라 이 장점이 더 컸습니다.

상자 안에서 처음 전원이 켜진 13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설정 시작 화면
:: 처음 화면이 켜졌을 때. 건네는 인사 ‘안녕하세요’는 늘 설렙니다.

큰 화면은 무언가를 보면서 기록할 때 특히 유용했습니다. 독서 어플로 책을 읽으며 메모장을 열고, 유튜브를 보면서 중요한 내용을 적습니다. 옵시디언 옆에 Claude나 Gemini, ChatGPT를 띄워 생각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다른 창을 사용하는 동안 유튜브나 카카오톡을 함께 열어두는 일도 잦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 사용자들이 모인 토론에서도 비슷한 선택이 보였습니다. 영상 편집처럼 무거운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OLED와 120Hz, 앱을 오갈 때의 쾌적함 때문에 프로를 선택했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결국 유튜브와 독서에 주로 쓴다며 오버스펙을 인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프로의 성능을 모두 소진하지 않아도 화면과 반응 속도는 매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를 붙였지만 맥북이 되지는 않았다

전문 매체 리뷰는 Magic Keyboard의 알루미늄 마감과 키감, 트랙패드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13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키보드를 합친 가격이면 맥북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그 지적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키보드로 글을 쓰고 여러 파일과 앱을 오가며 로컬에서 작업을 끝내야 한다면 맥북을 사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도 지금 다시 구입한다면 13인치 셀룰러 모델과 Magic Keyboard 구성을 그대로 선택하겠습니다. Magic Keyboard는 아이패드를 맥북으로 바꾸기보다 제가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범위를 넓혀줬습니다. 필요할 때 바로 글을 쓰고, 트랙패드로 여러 창을 다루다가, 키보드에서 떼어 화면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으로 마감한 최근 Magic Keyboard의 완성도는 좋습니다. 문제는 완성도에 따라 가격도 높아졌는데, 기능은 그만큼 넓어졌는가 하는 점입니다. 화면 각도를 다양하게 만들 수 없는 한계가 가장 큽니다. 디자인을 위해 사용 자세의 선택지를 줄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흰색 외장도 편하게 다루기 어렵습니다. 아직 눈에 띄는 이염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오염에 관한 경험담을 많이 본 데다 가격도 높아 계속 신경을 쓰게 됩니다. 최대한 손을 씻고 만지며, 때로는 Magic Keyboard를 아끼려고 별도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아이패드를 편하게 쓰려고 산 키보드를 보호하느라 다른 키보드를 꺼내는 셈입니다.

흰색 Magic Keyboard의 알루미늄 상판과 키보드, 트랙패드 클로즈업
:: Magic Keyboard. 마감과 키감, 트랙패드는 만족스러웠지만 화면 각도를 다양하게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끝까지 아쉬웠습니다.

Pencil은 제 손에 잘 맞지 않았습니다. 펜의 두께와 감도가 어색하고, 필름을 붙여도 유리 위에서 미끄러지는 느낌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손글씨가 생각처럼 나오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키보드와 녹음, 타이핑 위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다른 사용자의 경험은 여기서 크게 갈립니다. Pencil과 필기 앱을 아이패드 프로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장점으로 꼽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게 Pencil은 잘 맞지 않았지만, 필기감만으로 아이패드의 확장성까지 평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손으로 적은 내용을 앱에서 정리하고 다른 작업으로 이어가는 경험은 Pencil과 별개의 장점으로 남았습니다.

맥북은 살림을 옮기고, 아이패드는 기지에 접속한다

아이패드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을 하나만 꼽으면 셀룰러입니다. 단순히 인터넷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와이파이를 찾거나 휴대폰 핫스팟을 켜는 절차가 사라집니다. 휴대폰과 아이패드의 배터리를 함께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필요한 곳에 바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회사 업무를 이어가야 할 때는 보안 정책상 VDI를 이용합니다. 개인 작업은 원격 접속 앱(Jump Desktop)으로 집에 있는 맥북과 맥 미니에 접속합니다. 그곳에는 블로그 관리와 자동화, 별도 서비스 개발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환경이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모든 계산과 작업을 직접 처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셀룰러 연결이 안정적이라 필요할 때 곧바로 이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을 하면서 맥북과 아이패드의 차이를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맥북을 들고 다니는 것은 내 업무 환경이라는 살림을 옮기는 일과 비슷합니다. 반면 아이패드는 살림을 옮기지 않고도 어디에서나 내 동굴에 접속하게 해줍니다.

실제 무게만 비교하면 Magic Keyboard를 붙인 13인치 아이패드가 특별히 가볍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가방에 넣을 때의 마음은 맥북보다 가볍습니다. 책이나 영상을 보다가 돌아와도 괜찮고, 일이 생기면 VDI나 맥 미니를 불러오면 됩니다. 반드시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덜합니다.

최근 M6를 기다리는 대신 M5 Pro 리퍼비시로 맥북을 구입하면서 아이패드를 정리할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맥북을 산 뒤에도 아이패드를 쓰는 빈도와 용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맥북은 긴 작업과 개발 환경을 직접 가지고 다니고, 아이패드는 회의하고 읽고 기록하며 필요할 때 그 환경에 접속합니다. 한쪽이 다른 쪽에 실패해서 남은 대안이 아니라, 역할이 나뉜 두 도구가 됐습니다.

비슷한 조합을 쓰는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13인치 M5 셀룰러 사용 후기를 쓴 사람은 아이패드가 컴퓨터 한 대를 온전히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Mac Studio를 따로 둔 상태에서는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메인 컴퓨터를 맥 미니로 바꾼 사용자는 13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Magic Keyboard로 원격의 맥과 라즈베리 파이에 있는 개발 환경에 접속합니다. 아이패드가 노트북을 단독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평가와, 데스크톱을 따로 두면 좋은 이동용 컴퓨터가 된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 이유입니다.

AI와 대화할 때는 충분했다

아이패드에서도 AI는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옵시디언 옆에 Claude, Gemini, ChatGPT를 열어 글과 생각을 정리합니다. 읽은 내용에 관해 질문하고, 초안을 발전시키고, 다른 관점을 확인하는 일에는 큰 불편이 없습니다.

AI가 대화 상대를 넘어 개발 환경을 직접 다루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장소의 여러 파일을 읽고 수정하거나 터미널 명령을 실행하고, 패키지를 설치하고 서버를 띄우는 작업은 아이패드 안에서 자유롭게 구성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Jump Desktop으로 맥 미니에 접속해 블로그 자동화와 서비스 개발, 유지보수를 이어갑니다.

아이패드에서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Swift Playground에서는 Swift와 SwiftUI 앱을 만들 수 있고, GitHub Codespaces를 Safari에서 열면 VS Code와 터미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차이는 작업이 실행되는 장소입니다. Swift Playground는 iPad 앱이 제공하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Codespaces의 개발 환경은 클라우드에 있습니다. 원격 데스크톱에서는 맥이 실제 작업을 처리합니다.

로컬 AI의 가능성도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M4 시절의 실사용 테스트에서도 LLM Farm으로 언어 모델을 실행하고 Draw Things로 이미지를 생성했습니다. Apple도 Core ML과 Core AI를 통해 iPad를 포함한 Apple Silicon 기기에서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개발 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Draw Things로 로컬 이미지 생성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결과나 성능을 평가할 단계는 아니지만, 외부 컴퓨터를 빌리지 않고 M5가 직접 일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점은 반가웠습니다.

여기서 아이패드의 한계와 가능성이 함께 보입니다. M5에 AI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Draw Things처럼 그 능력을 열어주는 앱 안에서는 로컬 생성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데스크톱처럼 모델과 런타임, 파일, 자동화 도구를 자유롭게 조합하려 하면 운영체제와 앱의 경계를 만납니다.

그래서 제가 기다리는 변화는 iPadOS 한 버전의 기능 목록에만 있지 않습니다. 운영체제와 앱, 개발 도구와 정책이 함께 달라져야 합니다. 터치와 Pencil, 카메라, OLED, 셀룰러라는 아이패드의 특징을 살리면서 창작과 개발, 업무를 더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기대합니다.

아직은, 직무를 찾지 못한 고스펙 취준생

그럼에도 아이패드 프로 M5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I 시대의 고스펙·고학력 취준생에 가깝습니다.

발표하고 기록하며 콘텐츠를 보여주고, 필요할 때는 멀리 있는 업무 환경에 접속합니다. 무엇을 맡겨도 막힘없이 해낼 능력이 있습니다. Apple Silicon과 오랜 앱 생태계라는 이력도 갖췄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 자신의 능력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아이패드라는 플랫폼이 어떤 컴퓨터가 되어야 할지는 아직 선명하지 않습니다.

애플이 AI를 위한 기술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기기 안에서 모델을 실행하는 기반도 있고, 이를 활용하는 앱도 등장했습니다. 아직 흩어진 가능성이 ‘AI 시대에는 아이패드를 이렇게 쓴다’는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취준생에게 부족한 것은 능력이나 경험이 아닙니다. 아이패드다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와, 여러 가능성을 한 방향으로 이어줄 플랫폼입니다. 맥을 그대로 복제할 필요도 없습니다. 읽고 보고 만지고 기록하며, 어디에서나 연결되는 아이패드의 특징을 살리는 일이 먼저입니다.

아직 커버에 덮여 있는 13인치 아이패드 프로
:: 아이패드가 아직 커버에 덮여 있는 장면. “이 아이패드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아이패드 프로를 살까 물어오면 저는 먼저 펜슬과 키보드 중 무엇을 주로 쓸 생각인지 되묻습니다. 펜슬로 필기하려고 사는 것이라면 매장에서 직접 써본 뒤에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유리 위에서 미끄러지는 촉감이 끝내 어색했지만, 펜슬과 필기 앱을 다른 기기로 바꾸기 어려운 이유로 꼽는 사람도 있습니다. 필기감만 만져보지 말고, 손으로 적은 내용을 앱에서 어떻게 이어 쓰는지까지 함께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키보드 쪽이라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하루 대부분을 키보드 앞에서 보내고 파일과 도구를 오가며 그 기기 안에서 작업을 끝내야 한다면 맥북이 맞습니다. 저도 그런 일은 결국 맥에 맡깁니다. 반대로 매일 쓰는 앱이 이미 아이패드 안에 있고 밖에서도 바로 연결해 하던 일을 이어가고 싶다면, 13인치 셀룰러와 Magic Keyboard 구성이 잘 맞습니다. 만족과 아쉬움은 칩 성능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이 iPadOS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밖에 있다면 저처럼 접속할 맥을 한 대 더 두어야 합니다.

같은 아이패드 안에서도 갈림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가 프로를 고른 이유는 결국 화면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13인치 에어로 가면 고주사율과 탠덤 OLED를 포기해야 한다고 봤고, 그 둘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매일 보는 화면과 손끝에 닿는 반응에 그만큼을 더 치를 이유가 없다면, 13인치 에어부터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쩌면 저는 아이패드보다 제 선택을 먼저 증명하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프로를 샀으니 성능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나 이 아이패드 프로 M5 사용기를 쓰는 지금, 아이패드는 이미 제가 맡긴 일을 충분히 해내며 가방 안에 자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기다리는 것은 단 하나의 거창한 쓸모가 아니라, 이 기기가 AI 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더 많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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